대학 다니는 딸이 아토피증세가 있어 귀바퀴둘레를 비롯한 귀뿌리 뒤쪽(예풍혈근처)이 가려운고로 자주 긁어 진물이나고 때로는 살이 갈라지기도 해서 늘 신경쓰는터라. 어느날 저녁 맞지 않겠다는 딸 아이를 잘 달래서 귀뿌리 근처에 천연벌침을 3~4방 작탁유촉 10분정도 시술하였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자고 일어나도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10여방을 동일한 방법으로 더 놓아 주었습니다. 다음날도 역시 큰 이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또 다시 동일한 방법으로 10여방을 더 놓아 주었습니다.
그런데 3일째 되던 날 부터 얼굴이 서서히 붓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하루 이틀 지나갈 수록 붓기가 빠지는 것이 아니라 더 심해져 갔습니다. 병원에 가겠다는 아이를, 병원에 가도 큰 해결책이 없으니 그냥 견디도록 달랬습니다. 아이는 아빠말에 순종하여 당나귀 귀만큼 커진 귀와 퉁퉁부은 얼굴을 하고 1주일 이상을 견뎠습니다. 그러나 붓기가 빠지기는 커녕 뒷쪽 귀뿌리 근처(평소 살이 갈라지고 진물이 나기도 한부분)와 귓속에서 조차 계속 진물같은 것이 흘러 내렸습니다.(벌침을 맞은 부위에 열이 발생하면 피부조직은 수분을 밖으로 배출함)
8월초 한 더위에 딸 아이는 당나귀 귀만큼 커진 귀와 항아리가 된 얼굴 때문에 3주 가량을 두 문 불출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름방학때 계획했던 알바도, 친구들과의 만남도... 빨리 딸을 치료해주고 싶은 아빠의 욕심과 천연벌침에 대한 과소평가가 가져다준 결과였습니다.(물론 그 덕분에 귓바퀴와 귀뿌리 근처에 있던 과거와 같은 증상이 지금은 사라졌음)
그때 절실히 깨달은 것은 "직침으로든 발침으로든 천연벌침으로든 우리 몸 속에 한 번 주입된 봉독을 다시 뽑아 낼 수 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벌침은 어떤 경우에도 "모자라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과할 경우 큰 화를 불러 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깊이 깨달았습니다.
그 일 이후 얼굴에 난 뾰루지를 비롯해서 벌침을 맞으면 쉽게 나을 수 있는 것들 임을 아빠는 알기에 달래고 또 달래보지만 딸아이는 '벌침' 소리만 들어도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드는 벌침 거부아가 되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벌침시 조금 모자라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과한 것은 여러 측면에서 큰 부작용은 물론 돌이키기 힘든 후유증을 불러올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회원들 중, 장수벌침에서는 천연벌침이라고 칭하는 촉을 뽑아 냉동시킨 벌침을 과소평가 하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이곳 저곳 다른 벌침 관련 까페에서 그렇게 말하고 있는 글 들을 본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체질에 따라서 미량의 봉독도 크게 반응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또 서서히 반응이 나타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냉동촉(장수천연벌침)이 생벌이 아니라고 해서 너무 가볍게 생각하지 마시고 신체부위나 병증에 따라 충분한 사전 봉독적응 과정은 물론 아직 봉독에 적응되지 않은 사람이 한 두번으로 반응이 크게 없다고 해서 과다 시술을 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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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침수기] 지난 여름방학 때 있었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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