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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명절이 되어 가족들이 모였습니다.(2013년)
점심때가 다 되어 여자들은 주방에서 점심을 준비하고
남자들은 모여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벌침 얘기가 나왔습니다.
막내 동생이 오른쪽 엄지 손가락 관절이 아프다며 벌침을 놔달라고 했습니다.
막내는 처음 벌침을 맞는 것은 아니고,
7~8개월전 그러니까 지난 구정 명절 때 왼쪽 허벅지가 아프다고 해서 천연벌침을 10여촉 시술해준 적이 있었습니다.
막내는 키도 크고(180cm 이상 됨) 젊었을 때는 복싱도 해서 체력이 꽤 괜찮았습니다.
물론 지금은 나이도 있고(현재 50 중반) 예전만 못하지만...
명절이라 동생은 집에서 술을 몇 잔 하고 온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무통벌침기로 우측엄지 손가락 관절부위에 생벌직침즉발로 1방을 시술해 주었습니다.
동생은 벌침이 왜 이렇게 아프지 않냐며 효과가 없을 것 같으니 한방 더 놔달라고 했습니다.
알레르기 반응을 하지 않은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괜찮겠지... 생각하며 한방을 더 시술해 주었습니다.
왜냐하면 구정때 천연벌침을 맞았고, 또 어려서는 벌에 자주 쏘이곤 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한 4~5분 지났을까... 동생의 얼굴이 좀 붉어보였습니다.
술을 해서 그러겠거니 생각하면서도, 아무래도 이상해 보여서 왜그러냐고 물었습니다.
동생은 몸이 좀 이상하다고 했습니다.
목구멍이랑, 눈, 손바닥, 발바닥이 가렵고, 몸도 좀 얼얼 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화장실이 가고 싶다며 화장실에 가더니 한참있다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큰 체구가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습니다.
괜찮냐고 물었더니, 가슴이 답답하고 속이 메스껍다고 했습니다.
즉시 방으로 데리고가 눕힌 후(상체를 약간 높게 함) 허리띠를 풀고 선풍기를 틀어 땀을 식혀주며
정수기에서 냉수를 뽑아 수건에 적셔 이마, 목, 가슴(심장부위), 옆구리등을 냉찜질해 주었습니다.
(더운 여름철이었기 때문에 냉 찜질을 하였고, 겨울에는 온찜질이 바람직함/냉온을 교차하여도 무방함)
동생은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다며 주먹으로 계속 가슴을 가볍게 쳤습니다.
황소만한 체구가 자기의 새끼손톱보다 작은 벌 두방 맞고 저렇게 맥을 못추고 드러누워 있는 것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항히스타만제를 찾았지만
설상가상으로 집에는 항히스타민제 마져 떨어지고 없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봉독 알레르기는 30~40분 길어도 1~2시간 지나면 괜찮아지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온 몸이 소낙비를 맞은 듯 비지땀으로 흠뻑젖었고,
거기다 가슴이 답답하며 숨까지 차 오른다니 겉으로는 태연한 척 하면서도 내심 걱정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집근처 약국 문여는 곳이 있는지를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도록 했습니다.
집 가까운 약국이 오후에 문을 연다는 것이었습니다.
노모는 막내 옆에 앉아 수건으로 연신 몸에 흐른 땀을 닦아주며
벌침을 얼마나 많이 맞았길래 이러느냐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아직 정오가 안되었지만 혹시나 약국문을 열었나 싶어 옷을 대충 주워 입고 약국으로 갔습니다.
마침 문은 열려 있었고, 항히스타민제를 달라했더니
평소 잘 알고 있는 약사님은 명절에 누가먹을 거냐고 물었습니다.
'동생이 벌침맞고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하기가 그래서 얼버무렸습니다.
약봉지를 들고 집으로 오면서 이런 저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건장하고 큰 체구라 할지라도 봉독 알레르기와는 무관하고,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에 비상용으로 항히스타제는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하며,
술먹은 사람에게 벌침은 조심해야 하고,
어려서 벌에 쏘여보았다거나 몇 개월 전에 벌침을 맞은 경험이 있다 할다라도
갑작스럽게 벌침을 놓지 말아야 할 뿐만 아니라 알레르기 반응검사를 하는 것이 안전하고,
무통벌침기로 통증이 없다고 해서 급속하게 여러방을 한꺼번에 놓지 말고 몸이 벌침에 반응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서서히 시술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추석 명절때 있었던 이 일로
벌침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것도 벌침활성화에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도
이런 위급한 상황을 언제든지 초래 할수 있다는 또 한번의 큰 교훈을 얻었습니다. | 
벌침연구소안내
[벌침수기] 지난 추석명절 때 있었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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